나의 이야기

모과꽃

mrdice 2018. 5. 1. 18:41

모과꽃


봄에 꽃나무들은 팔방에서

제 이름을 찿아달라 눈웃음치고

몇 계절이나 무심히 지나쳤던

산에 있지 않은 산당화,

해안가 아닌 해당화,

저마다 나이테만한 얼멍을 품고

이 교정에 모여 피어서

다섯닢 분홍 선풍기 뱅뱅 돌며 향을 뿌리니


모과처럼 나이 먹어가는 사랑아

네가 금강석일 거라 여기던 시절도

시절인연이 깨진 유리조각도

한번쯤 볕 들어 쨍한 날 왔노라고

저리 소근소근 반짝이고만 있으니


고개 들어

먼산 먼 바다 건너 온 황사를 장하게 마중하듯

먼지 낀 눈물은 마파람에 말려라

봄은 뒷통수가 없으니

손 흔들어 줄 뒷모습도 없다

그러지 않을 시간도 없다